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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프로배구 감독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근 과열된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자제하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오늘(17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연맹 경기운영본부 전문위원들과 남녀 11개 구단 감독들은 전날 경기도 수원에 모여 1라운드를 정리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과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고, 신 감독은 대신 수석코치를 회의에 파견했습니다.
리그 초반 연맹이 구단 감독들로 이뤄진 기술위원회를 소집한 건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이날 회의에는 연맹 주·부심들이 총출동해 감독들과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주고받았습니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감독님들이 심판 판정에 자주 항의하고, 종종 경고 카드도 받는 등 다른 시즌보다 일찍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어 각 구단에 공문을 보내 자제를 당부하는 대신, 감독님들이 모여 1라운드를 돌아보고 다 함께 논의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이번 모임을 설명했습니다.
어제까지 이번 시즌 경고 카드 16건, 세트 퇴장 2건이 나왔습니다.
1∼2라운드는 탐색전, 본격 순위 경쟁은 3라운드 이후부터로 진행되던 예년 시즌과는 달리 1라운드부터 총력전이 벌어지다 보니 옐로카드가 수시로 나옵니다.
연맹은 특히 시즌 전 감독들을 대상으로 한 심판설명회에서 전달한 여러 규정 기준을 다시 한번 소개하고, 감독들의 반론도 들었습니다.
볼의 코트 인 & 아웃, 블로커 터치 아웃은 물론 더블 콘택트, 캐치볼처럼 가장 민감한 판정 내용을 두고 심판과 감독 간에 갑론을박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캐치볼과 더블 콘택트는 명문화한 판정 기준이 없는 규정입니다.
따라서 심판 재량에 따라 희비가 갈립니다.
감독들은 경기 중 형평성을 잃지 않도록 심판들에게 규정을 일관 되게 적용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같은 경기에서 어떤 팀의 캐치볼 파울엔 휘슬을 불고, 다른 팀은 봐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논쟁만 벌어진 것은 아닙니다.
벌써 몇 차례 경고를 받아 화제의 중심에 선 남자 프로배구 첫 외국인 사령탑인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여러 장 옐로카드를 받아 동료 감독님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앞으로도 몇 장 더 받을 거 같은데 나중에 감독님들께 맥주를 대접하겠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동업자들에게 양해를 구했습니다.
또 다른 감독은 "신사의 스포츠인 배구를 하면서 감독님들이 시즌 초반 이렇게 날이 선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며 "뜨거워진 분위기를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서로 잘 이해하고 노력하자"고 다짐했습니다.
흥에 겨운 나머지 매너를 잃은 선수들의 세리머니와 과격한 액션이 분위기 과열에 한몫한 상황에서 감독들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자는 원론적인 입장에 동의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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